화용론이란 무엇인가?화용론(話用論, pragmatics)은 언어의 의미를 “맥락” 속에서 연구하는 학문 분야예요. 쉽게 말해, 똑같은 말이라도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경우를 다루는 linguistics의 한 영역이죠. 우리가 일상 대화에서 자주 경험하듯이, 말의 문자 그대로의 뜻(표면적 의미)과 의도가 담긴 실제 뜻(함축적 의미)은 다를 수 있습니다. 화용론은 바로 그 “의도가 담긴 뜻”을 이해하려면 발화가 이루어지는 맥락(context)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예를 들어, 누군가 친구에게 “잘 먹고 잘 살아라.”라고 말했다고 가정해볼게요. 겉보기에는 상대방의 안녕을 비는 말처럼 들리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정반대의 의미로 쓰일 수 있어요. 이 말이 이별 상황..
언어학
들어가며: 노암 촘스키(Noam Chomsky)는 현대 언어학의 혁명가로 불립니다. 1950년대 후반 그는 언어를 바라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여, 인간의 언어 능력에 대한 이해를 근본부터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가 주장한 생성문법(generative grammar) 이론은 언어학을 단순한 문장 모음의 관찰이 아닌, 인간의 마음에 내재된 언어 능력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이 글에서는 촘스키의 주요 언어학 연구를 시대별로 살펴보고, 그의 이론적 개념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보편문법(universal grammar)과 최소주의 프로그램(Minimalist Program)의 핵심 내용, 그리고 이러한 언어 이론이 다른 학문 분야(뇌과학, 심리학, 인공지능 등)..
Orthographic word: 철자법 상의 단어, 보통 띄어쓰기를 하는 글자 체계를 갖는 언어권에서는 띄어쓰기가 Orthographic word를 구분하는 단위가 된다. 한국어에선 이렇게 구분된 단어들을 '어절'이라 한다. Lexeme: 어휘소, 사전에 등재되는 단어들로 좀 더 정확히는 화자의 머릿속 가상의 사전에 있는 단어들. 사전에 등재된 단어들은 그 의미에 따라 구분된다. Word-form: Lexeme이 실제 발화, 문장 내에서 나타나는 형태. '빠르다'라는 Lexeme은 실제 사용 시 '빠른', '빠르다', 빠르고' 등으로 나타난다. Grammatical word: 문법적 기능에 따라 구분되는 단어 같은 Lexeme에서 파생된 단어이며, 같은 word-form으로 보여도 문법적 기능에 따..
직시(deixis)란 무엇인가.'deixis'는 그리스어로 'reference'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 의미가 화용론에서 적용되기 위해선 '문맥'과 연관지어 보면 되겠다. 어떤 대상을 가리키긴 하는데, 문맥 속에서 가리키게 된다. 우리는 이 직시를 통해 시공간적 제약을 넘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으며, 이는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가능케 한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게임을 하는 중에, 6시 방향에 적 발견, 나 스킬 쿨타임 남아서 30초 뒤에 잡으러 가자.라고 한다면, '6시 방향(장소)', '나(사람)', '30초 뒤(시간)'의 정보를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문맥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는다. '장소'는 보는 관점이나 화자나 청자의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인칭 대명사 역시 화..
직접화행, 간접화행 일반적으로 요청 및 요구 화행은 '명령문'과 함께 수행된다. 그러나 위 예시처럼 '의문문'의 형식으로 수행될 수도 있는데, 이를 간접화행(indirect speech act)라고 한다. 서얼은 이러한 간접화행이 어떻게 해석되고, 어떻게 생성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럼, 간접화행이란 건 알겠는데, 그럼 '직접화행'이란 개념도 있지 않을까? '직접화행'은 문장의 형식(sentence type)과 그 형식에 따른 무표적인 의도가 일치되는 화행 또는 직접화행을 나타내는 명시적인 수행동사[각주:1]가 쓰인 화행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평서문은 '진술하기', 의문문은 '질문하기', 명령문은 '명령, 요청하기'의 화행을 예상할 수 있다. 화자의 발화가 갖는 문장 형식과 이..
화행이란? 말 그대로 해석하면, 말이 뭔가 행동을 한다는 뜻인데, 잘 와닿지 않는다. 말이 무언갈 행한다 하면 어떻게 행할까? 결혼식장에서 하는 맹세나 사장이 직원에게 하는 해고 선언(명령?). 실제 효력은 문서와 절차에 따른다 해도, 우리는 말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화행(Speech Act)'이라고 명명한 것이 아닌가 싶다. 배경 의미론에서 주로 다루는 분야는 문장의 참과 거짓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진술문'에서 잘 드러난다. 이 진술문에 대한 연구는 언어학 분야에서 꾸준히 이뤄져 왔지만, 다른 유형인 '수행문'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 화행이론은 이 '수행문'과 '진술문'의 구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수행문 vs 진술문 진술문은 문장의 참, 거짓을 따질..
투사 문제(Projection Problem) 투사 문제는 합성성의 원리와 연관지어 생각해봐야 한다. 합성성의 원리란, 간단히 말해서, 복잡한 표현들의 의미는 단순한 표현들의 의미의 합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문장의 의미는 그 문장을 이루는 구, 단어의 의미의 총합으로 이뤄진다는 원리이다. 이 합성성의 원리를 '전제'에 적용해 보면, 문장의 전제는 해당 문장을 이루는 단어나, 구의 전제들의 합으로 볼 수 있고, 복문의 전제는 해당 복문을 이루는 단문 전제들의 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합성성의 원리가 실제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들이 존재한다. 어떤 경우에는 구나 단어의 전제가 상위 층위인 문장의 전제로 '투사'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투사'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들을 '투..
"손흥민 선수 골 넣었어?" 이 문장은 어떤 내용을 전제할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제'에 기반하여 설명하자면, 위 문장은 '손흥민 선수가 가장 최근에 치뤄진 경기에 출전했다.'는 내용을 전제한다. 이를 바탕으로 전제에 대해 좀 뭉뚱그려서 얘기해 보면, 청자와 화자 사이에 당연하다고 간주되는 무엇이라고 볼 수 있다. 화용론에서 다루는 '전제'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학술적 용어이기에 정교한 정의가 들어간다. 정의에 대해 얘기하기에 앞서 '전제'라는 개념이 어떻게 논의되어 왔는지 먼저 살펴보자. 전제(Presupposition)에 관한 여러 논의들 큰 틀은 전제는 의미인가, 또 다른 차원의 것인가에 대한 논의이다. 의미라 한다면 논리적인 참, 거짓을 다룰 수 있을 것이고, 의미론 차원이 아니..